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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손성태 시인 별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7건 조회 1,124회 작성일 22-06-01 20:58

본문

 



 前 시마을 운영위원회 회장으로서  


 시마을의 발전을 위하여 오랫동안 많은 활동을 해오시던 


 손성태 시인께서 지병으로 2022년 5월 31일 별세 하였기에


 부고 합니다.



 그동안 쓰셨던 시는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위안을 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적벽 / 손성태 

  

  지층 위 화석 같은 음표들은 제각기 연대기를 지닌 붉은 유산입니다

  소리는 너와 내가 만나는 장소, 허공을 치는 손뼉이 붉게 떨어져 강물을 물들입니다

  뎅강, 무참한 개여울이 푸드덕 날아오르다 강물에 꼬꾸라진 소리는 이분음표로 스며있고

  ‘너 없인 못살아’라고 한 어제의 십육분음표는 목 베인 채 이리저리 날뛰다 강어귀에 처박힌 외마디 피울음입니다

  천둥과 번개, 폭풍우소리는 옥타브 또 한 옥타브 오선지에 검게 쌓여 강물 속 수묵산수화를 새겨 넣습니다

  그러한 잠시, 산허리를 거칠게 휘감아 돌았던 강물은 천만년 그저 아래로 아래로만 흐릅니다.

  속내마저 훌러덩 벗어던진 여인의 보드라운 속살도 씻겨가고 어느덧, 드러누운 장엄한 몰골에 강줄기가 숨을 턱하니 멈추고, 

  주춤주춤 맑은 빈자리를 내어 줍니다

  강물이 출렁이고 산들바람이 벼랑의 등뼈를 간질이고 갈비뼈는 너울너울 춤을 추고 

  나무 풀 돌멩이 바위 계곡 햇빛 구름 물새의 합주가 긴 강을 타고 흐릅니다

  사십 리 펼쳐진 병풍, 강물은 피눈물 보태도 말이 없지만 적벽은 한 톨 한 톨 심어놓은 소리의 무덤 스칠 때마다 

  파노라마처럼 검붉은 묵언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물염勿染의 한 나그네가 무심코 지나가다 아득하게 물들어, 털썩, 주저앉습니다

  저 강, 한 점에서 그어 내린 초서草書

  적벽, 슬픔이 휘발된 암각화

  오늘 또 그 누가 강어귀에서 목멘 채 흐느낍니다 적벽이 또 떨어져 강물을 붉게 적십니다


 

 

1956년 경북 의성 출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2013년 제 16회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 금상(국무총리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前 시마을운영위원회 회장
시마을 숲동인
시집『 물의 연가』

댓글목록

유상옥님의 댓글

profile_image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성태 형이여,
이별이 서러운 것은 정겨운 모습이지만
비록 만나서 술 한 잔 못했지만
시로써 호형호재 했으니
이제는 저 하늘 아름다운 곳에서
환한 모습으로 만나는 날을 기대하며
형의 영원한 축복을  기도합니다.

향일화님의 댓글

profile_image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 발전을 위해 애정을 많이 쏟으셨던 분이셨기에
부고 소식에 마음이 더 아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선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

하지만, 부음을 접하니 슬프네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느껴지는
인간적 심정)

좋은 시편들을 대하며,
한 번도 뵌 적은 없었지만
늘 오랜 글벗같은 느낌을 주셨는데

삼가, 시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평소 따듯하고 푸근한 미소와 짙은 사투리의 다정함이 더 그리워집니다.
하늘나라에서 고통 없이 근심 없이 자유로우시기를 기원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포근한 미소와 자상한 배려로 감싸주시던 모습 기억합니다.
평온한 영면에 들기 바랍니다.
참 아까운 분이 일찍 가셨습니다. 남은 시편들로 추억을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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