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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13회 작성일 22-05-06 23:36

본문

나는 없다



가시 투성이 송이였다 

해가 져서 어두워지면 

부르튼 손가락이 현을 긋는다 

염증이 벌겋게 고인 활대가 거미를 따라 어둠 속 공명통을 울린다 

어둠의 껍질을 벗겨보라 

가시 투성이 어둠을 한 움큼 벗겨내면 

그 속엔 보늬가 애벌레처럼 꿈틀거린다 

떨떠름하게 돋아난 혓바늘처럼 따끔거리는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 슬픔 속에는 슬픔이 없다는 것을 

보라 

찬란하게 큰 칼 휘저으며 붉게 갈앉는 서쪽하늘을

一揮掃蕩血染山河

슬픔도, 고통도, 사랑도 

거푸집 속에 끓어오르는 쇳물 같은 것 

찰나를 벗어나면 

나는 없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인터넷으로 주문한 강태승 시인님의 <격렬한 대화> 시집이 도착함.
동굴 같은 나의 아지트에서 박쥐처럼 매달려 밤새도록 읽을 예정임.......^^

언제나 졸글에 격려의 댓글,
고맙습니다.

그레일 시인님!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아의 경계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는
화자의 시선이 따듯하군요.
자기 부정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지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콩트 시인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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