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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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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0회 작성일 22-04-10 13:03

본문

그 길가에서


사람들과 사람들이 마주 선 그 길가에는 연보랏빛 꽃잎과 새하얀 발자국들이 일주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문턱에는 여백에 찍힌 낙관처럼 붉게 물든 눈빛들이 바이킹처럼 허공 속에 선연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 절벽의 아찔함 속에서 부라리던 사천왕의 부릅뜬 눈알 속으로 나는 계속 삿대질을 해댔다 안개가 몸을 푸는 호숫가에서 숲속으로 천천히 아주 느리게 걸어갔다 가느다란 실핏줄 같은 조릿대가 롱기누스의 창으로 나의 늑골을 찔렀다 나는 살아있는 시체였고 내 폐부에서 썩은 시취가 복사꽃으로 연보랏빛으로 피어올랐다 핏물을 삼킨 새빨갛게 핀 그 길가에는 좀비들의 무덤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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