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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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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50회 작성일 22-03-18 10:39

본문

의 소리 / 백록

 



여기는 춘분의 근처

풀도진마 속이다

 

거리엔 어색하리만치 웃자란 종려와 너무도 익숙한 동백 사이로

휘모리장단을 품은 샛바람이 몸살처럼 휘몰아친다

때마침 자진모리장단을 품은 가랑비 뒤섞인다

그 가운데 우영팥 담벼락을 기웃거리는

목련의 날갯짓 소리 하얗다

이웃한 올레길 한편엔 청보리 붓질하는 소리 파랗고

그 건너편엔 유채꽃 붓질하는 소리 노랗고

저만치, 흐릿해진 노꼬메오름 기슭엔

지금쯤, 아기 고사리들 꼼지락거리는 소리

중중모리장단으로 날 부르는 낌새

슬그머니 비치겠지

 

고개를 갯가로 돌리면

어느새 지워져버린 수평선 너머

출렁이는 육지의 근심 같은 흘수선 너머

잿빛 여의도엔 너도나도 여의치 못한

야단법석의 풍경이겠고

북악산 자락엔 주인 잃은

청개구리들 울음소리

몹시 처량하겠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비 / 백록


봄비는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일깨우는 거다
냉이며 달래며 고사리의 근심 같은 뿌리는 물론
개나리며 진달래며 철쭉이며
삶의 향기를 품은 색색의 꽃차례들을
톡톡 건드리며
 
봄비는
죽은 시인들을 소환하며 시들어가는 나의 시심을 일깨운다
소월의 서정을 깨워 초혼을 부르짖게 하고
백석의 사랑을 불러 수선화를 피우게 하고
동주의 동공을 적신 서시를 읊조리게 하며
 
봄비는
구천에서 흘리는 저승의 눈물이다
이승에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위해
살아 숨 고르는 모든 것들을 위해
골고루 초록초록 흩뿌리는
만병통치의 생명수다

지금은 어느덧 이월 보름
아래아를 시앓이처럼 품은 이 섬 
샛ᄇᆞᄅᆞᆷ광 ᄀᆞ찌 풀도진마에 내리는
오늘의 봄비는
어쩜, 고질병이 도진 내게 수혈하는
울 할망의 핏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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