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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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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釣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5회 작성일 22-03-06 14:49

본문

죽비 


벽을 향해 돌아앉은 등짝이 고요하다 

원죄는 어깨 위로 내려앉아 바닥으로 짓누른다

사람에 갇힌 아침으로 몸을 밀어 넣는 한 사내가 있다

오늘 아침 꽉 잠긴 자물통이 안개처럼 몸을 풀면

우물가로 밑빠진 독을 채우려고 두레박을 거는 사람들

우물 속 깊이만큼 차디찬 세월의 옷자락이 펄럭거린다

우물가에 앉아 아침햇살 속으로 나를 묻는다

눈꺼풀이 깜박거리는 찰나 속 고요

그 고요 속에 가슴을 모으고 모았다

세월은 원죄마저 불살라 버렸다

우물가로 흰 새가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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