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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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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9회 작성일 22-02-19 18:37

본문

달밤 



당신은 거기 

물결이 거의 닿아오는 창틀에 

기대 있었습니다. 


달팽이 한 마리가 당신 소매 가까이로 기어왔더랬습니다.  


지푸라기 하나만큼이나 가벼운 살라맨더가 재재바르게 달빛 속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당신은 거기서 

목놓아 우는

갈대숲에 귀기울이고 계셨나요?  

창을 투명하게 닦고 있는

어둠 안으로 백조(白鳥)의 다리를 놓고 계셨나요? 청록빛 다리 한 짝이

여울물처럼 찢겨 창백하게 젖은 종이에 뺨 비비듯 높이 

허공 속으로 더 높이 당신은 

저 유리창 바깥으로 어떤

소리를 어떤 색깔로 그리워하고 계셨나요? 손톱에 묻은 파스텔 가루로 

문드라미꽃을 피우고 계셨나요? 


마리화나 연기가 남은 

검은 광장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적이 귀가 따갑도록 뜨겁게 

광장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광장 한가운데

청록빛 나무 한 그루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눈동자 안 문을 

반쯤 열어놓은 달빛은 청록빛 잎들 하나 하나 

마치 닦아놓은듯 살랑거리며 

머얼리 달빛의 협곡 사이로 사라져가는 긴 길과 

그 길을 따라가는 하얀 담 

푸른 파도와 넝쿨장미 동백꽃 물오리 

까슬까슬하게 바람의 방향을 거슬러 일어서는 

깃털에 동공을 찔린 모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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