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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6회 작성일 22-02-07 11:32

본문

봄밤에  (수정)



 

죽기 딱 좋은 밤인데

엄숙한 죽음은 사라지고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씩

죽음에 날을 새고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고 백 마리 양은

그저 꺼졌다 깨어나고

밭고랑에 남은 풀잎처럼

자기가 부활하는 것을 알 수 없듯이

움직이는

죽음은 내가 밟고 가야 하는 

산등성의 검불이었지

죽음의 비애도 모르는 봄

스치듯 순간이 순간을 죽이는 것을

저렇게 조용해지다니

저렇게 조용해지는 것을 보고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눈은 이유 없이 감기고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설렜지

그렇게 비스듬히 비켜서

죽음 같은 봄밤을 하얗게 태우면 

너는 다시 살아 나지.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곳곳에 죽음이 등장하는데 까닭 모를  웃음을 짓게 되네요
시인님의 죽음은 오히려 평온함을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 버티고 선 이 자리가 넘 힘들어서 슬며시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일까요~~~^^
아무튼 잘 감상했습니다
 이옥순 시인님 행복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기 딱 좋은 밤
어찌 저도 몰래 귀신이 되어 봄밤을 지나치는 듯
눈은 감기고 그리 다니다가 새싹은 밟지 마소서
허기사 가슴에도 그런 눈이 있을 테니
어련히 알아서 조심하시겠지요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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