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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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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2-02-12 03:19

본문

 

오후



듬성듬성 선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는 광장에서 비탈

길을 천천히 걸어내려오는

기린을 만났다.


긴 목 위에 

찌푸린 얼굴이 위태롭게 놓여있었다. 


초봄이었고 매화꽃

향기는 낮게 흘러가고 있었기에 

기린의 표정까지

도달하기에는 무리였는지 모르겠다.


나뭇가지에 숨은 풍차바퀴를

매화꽃 향기가 천천히 돌리고있었다.   


몇 겹의 투명한

갈망이 벗겨지고 또 

벗겨져나가는 동안

기린은 활짝 열린 자목련 속을

거닐고있었는지 모르겠다.


오후의 살점을 파헤치다보면 

새하얀 살점이 드러난다. 

기린의 황홀에는 새빨갛게 흐느끼는 

등 굽은 벽돌탑이 심연

속으로 갈앉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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