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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살리토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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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76회 작성일 22-01-30 02:35

본문

소살리토 찬가 



1.

해안이라는데 벤치 바로 아래까지 퍼런 물결이 밀려온다. 개 한 마리, 해파리 한 마리와 함께 벤치에 앉아 무한을 마주한다. 멀리 바라보이는 청록빛 섬 하나 썩어가는, 잔해가 심연 위로 부유하는, 가시가 아가미 바깥으로 뛰쳐나온 섬의 안구를 갈매기들이 헤집고 있다. 요트들이 느릿느릿 허공을 떠가고 있다. 요트들이 베네치아 꿈을 꾸고 있다. 이미 오래 전 죽은 베네치아 공주의 허물어진 얼굴이 시취의 빛깔로 사라진 활자 안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말이다. 계단 하나 하나 밟고 심해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입구가 좁은 투명한 유리병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징그런 비늘들 달라붙은 해초들 너울거리는 사이로 작은 서점 하나 있었다. 시간이 멎어있었다, 서점 안에서는. 카운터에 앉은 금발의 장미수(薔薇樹) 한 그루, 빈 페이지에 뿌리를 박고 조류 따라 향기를 흘려내고 있었다. 서가에는 연이가 꽃혀 있었다. 파문 따라 움직이지도 않는, 잘린 팔은 시집의 칸에 잘린 머리는 소설의 칸에 잘린 두 다리는 쇼윈도우에 진열되어 있었다. 찾아도 찾아도 연이의 지느러미는 어느 서가에 있나? 장미수(薔薇樹)가 내게 검은 쇠사슬을 하나 주었다. 물을 가른 쇠사슬이 내 입술을 때렸다.    


2.

내 여인은 해변에 서면 언제나 눈부신 점들과 색채들로 흩어져 내리는 것이었다. 형체로 잡아모을 수 없는 페이지를 넘기듯이. 그녀 목소리는 멀리서 초봄을 가져왔다. 자목련 꽃잎이 그녀 눈망울 안에서 살랑거렸다. 자목련 꽃잎의 끝이 허공 속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며 매캐한 연기 속에 폐렴을 앓으며 척추를 지상으로 살며시 내렸다. 내 여인은 빨갛고 파랗고 노란 유리조각들을 이어붙인 스테인드글라스의 정원 안에 있었다. 자꾸 흘러내리는 노새를 타고 야자수 한 그루 하늘까지 솟아있는 언덕을 그녀는 올라갔다. 스페인풍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구름 위까지 빨간 호스에서 분출하는 차가운 물줄기를 뿌렸다. 물줄기 속으로 그녀의 표정들이 지나간다. 초봄 해안가 따라 쭈욱 뻗은 작은 길로 그녀는 굴껍질 안에 있는 비릿한 즙을 마신다. 그것은 지형도를 가지지 못한, 심해의 융기되는 혹은 돌출된 얼굴 윤곽 같아서, 그녀 자신도 바람 따라 흐트러지는 무수한 진홍빛 양귀비꽃들 벌판에 축축히 젖는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3.

거리 따라 매화꽃들, 액자 안 원경 (景) 속으로 새파란 숨 불어넣는다. 갈매기 한 마리가 난간 위에 앉아 무한을 바라본다. 무한 속에서 차츰 불이 꺼진다. 끊긴 혈관으로부터 연보랏빛이 흘러나와 번져간다. 폐허의 나무문 열고 달려나오는 자전거 두 바퀴 사이에 별이 하나 하나 돋는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抑으로 이루어진 사랑 노래가 형상의 형성을 위해
더럽고 지저분한 순결함을 자기화하려 했습니다
형용으로 이행되기 위해 택한 순전함의 고양이
의식 호화로움과 행보가 엇갈렸습니다
인식으로 호화로움에 접근하고 있지만
공허하게 자리 잡은 검음의 자욱이
마지못한 순결함을 퇴락시키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호화로움으로 가는 가늠되는 힘이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온천하 고유함으로 축복되는 행복으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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