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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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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56회 작성일 22-01-04 20:18

본문


번조(煩燥)

 

 

 

 

 

   지구는 습관적 필법으로 우로 꼬아가며 궁륭 그 문장을 쓰고, 어제는 절벽 코트를 껴입고 허공이 되어 우주 원주율 값을 구하러 갔겠다.

 

새벽 먼동이 트면 살찐 오늘이 쏟아지고, 어제 구듭들은 수챗구멍을 살찌운다. 태엽은 밤새 텅 빈 내장을 감는다. 아침을 산란한 어둠이

 

기력을 읽고, 오녀름 개밥처럼 불어 터진 비밀번호를 쿡쿡 누르고 밤을 빠져나간다. 이전이 풀지 못한 방정식은 허연 허물이 되어 점방 

모서리마다 걸려 있다. 아침나절 광야 같은 쓸쓸한 시간을 탈수기에 넣고 습한 오늘을 털어내니 봄이 아련하다. 비릿한 유리창을 떼내고


맑은 하늘을 한 겹 끼우니 천 면화 봄 하늘이 경극으로 내게 쏟아진다. 나는 지금 봄, 그 웅대한 허공을 가둘 가슴을 키우기 위해 감국 차를

우리고 있다. 초침은 한울, 그 허공을 걷다 결국 아침을 허물 것이다. 의식을 바른 아침은 너덜너덜한 계산대가 흘러내리고 때론 바람도

없는 공간에 가슴을 할퀴고 가는 발자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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