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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카야마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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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4회 작성일 21-12-18 00:13

본문

고카야마의 밤 


사람들은 설녀라고 불렀다

손끝에 온기가 맴돌자 소매끝에 배인 시취같은 새하얀 비명들이 다다미 위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무계단에는 가닿지 못한 펄럭거리는 새하얀 깃털같은 날갯짓이 뒷꿈치를 들고 하강하고 있었다

내 옆에는 어느 틈에 왔는지 오카미가 다소곳하게 서 있다

그날 이후로 료칸에서 그녀를 본 사람은 없었다

핫코다산으로 가는 길섶에는 푸른 하늘보다 시린 눈들이 지붕마다 합장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살냄새 같은 새하얗게 부서지는 포말들

물과 불은 한 획의 거리만큼 마주보고 서 있었다

그녀도 거기에 서 있었다

나는 이와세 할아버지 집에서 좁다란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기어 올라갔다

널따랗게 펼쳐진 선반 위에는 누에가 마른 볏집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수많은 애벌레가 새하얀 울음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하얀 실 같기도 하고 끈적한 울음소리 같기도 한

방 중앙에는 푹 패인 이로리에서 곤들매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다다미 위에는 꼬치에 꿴 지느러미가 뜨거운 모래 속 운하를 헤엄치고 있었다

그녀가 거기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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