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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원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78회 작성일 21-12-10 12:07

본문



포도원에서



신이 나에게 왔다. 포도나무 넝쿨 덮인 신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오후 햇살이 그 넝쿨에 간간히 매달린 신 포도알들을 깨끗이 씻어주고 있었다. 


작은 포도알들과 견고한 핏줄, 들릴 듯 말 듯 정적인 소음이 신의 혈관 속을 흘러가고 있었다. 


신은 커다란 유리 글래스 세개를 내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리고 글래스 안에 황금빛 포도주를 조용히 따랐다. 같은 포도주인데도 색깔이 다 다르죠? 유리글래스를 기울이면, 여름하늘이 기울어진 그 반대편 


유리 동심원(同心圓)들 속으로 콸콸 쏟아져들어가고 가녀린 빙어떼들은 투명한 바닥으로 헤엄쳐가고 신의 얼굴에 유리 땀방울이 돋았다. 이제 글래스를 태양에 대고 기울여보세요. 


출렁이는 포도주 자줏빛 속에서 태양이 이글거렸다. 나는 퍼뜩 깨달았다. 색채에도 표정이 있다는 것을. 갠지스강 상류에서 시체를 태워 재를 띄워보내면 하류에 있는 빈민촌 아이들이 그 물을 떠마시고 심장이 터져 죽어가는 것처럼. 내 곁을 바라보니 때 묻은 작은 테이블 위에 바이올리니스트가 앉아있었다. 그의 무릎 위에 놓인 바이올린이 쌔근쌔근 숨을 쉬고 있었다. 신은 내게 속삭였다. 궁금하지 않나요. 색채가 사라져버린 그림이. 선율이 사라져버린 음악이. 두 눈알을 뽑아버린 비너스가. 내 무릎이 늪에 빠진 적이 있지요. 숨이 턱턱 막히는 청록빛으로 난도질 당하여 황홀했던 적 있지요. 이 향기의 끝에 다다르기 전에 시 쓰는 것을 멈추지 말아요.     


깨어보니 이미 사방이 어둠이었다. 옅은 보라색 달빛이 밤하늘 한구석을 물들이고 있었다. 나 혼자 파릇파릇한 포도나무들이 한없이 뻗어있는 포도원 한가운데 앉아있을 뿐이었다. 사방이 조용한데 멀리서 천둥소리가 우르릉 들려오는 것이었다. 

        


 



댓글목록

바리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그럽다!
저의 마음이 오늘밤,
침 질질 흘리며
시그럽습니다.
신?
이런 감흥은
저에게 고통이 되었다가 황홀이 되었다가..................

외람되지만 저는 시인의 시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낍니다.
시인님의 시는 저에게 해금의 울림 같아요
시마을 이 곳에 시인님이 시가 있어서 저는 행복합니다.

바리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냥 술 한 잔 한김에 몇자 올립니다.

물칸에 새우의 곡선이 가로등 불에 번들거리고 있다
굽은 등을 곧추세우는
등뼈의 각도를 잃어버린 새우가
얼굴을 팔고 몸을 팔고 있다
군 입대전 300번지의 경계를 넘나들던
쇼윈도의 줄 끊어진 마리오네트처럼
양은냄비에 몸통은 저 시퍼런 해구 속
검은 뻘 속에 숨은 폐선같은  대가리가
바짝 굽힌 저녁 속으로
붉은 지느러미 껌벅이는 소주잔 속의 금붕어처럼
그 붉은 아가미 속에서
자운영꽃숭어리 포말처럼 물거품 뽀르륵,
새하얗게 피어 올랐다

시가 시그럽다는 것을 오늘 저녁, 처음으로 느껴봅니다.
건강하세요, 내 사랑 코렐리 시인님!^^

P.S. ;
        저는 오늘 밤, 리틀 포레스트와 러브레터와 오 미오 밥비오 카로와 즉흥교향곡과 평균률 속에 매몰되고 싶습니다.

바리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고 이 글은 못난 글이지만 시인님께 드리는 저의 자그만 선물입니다.

<오래된 기억>

물안개가 밤새 웅크렸던 몸을 푸는 시간, 나는 오래된 다리를 건너 아버지의 푸줏간으로 갔다. 선반 위 쇠고리에 축 늘어진 고깃덩이에서 아르노 강 그 습한 비린내가 옷섶을 타고 내 유년의 기억을 데리고 스멀스멀 벌레처럼 기어올랐다.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보았던 기다란 널처럼 어스름 속에 곧게 뻗은 보석 거리에는 가로등 불빛이 산소호흡기처럼 쓰러져 있었다. 침묵은 눈치 없는 암처럼 푸줏간 낡은 문틈 사이로 허락 없이 숭숭 들어와 선반 위로 비명처럼 매달린다. 나는 오래된 함석으로 만든 쓰레기통에 내 유년의 침묵이 비명으로 얼룩진 두꺼운 외투를 벗어 불을 놓는다. 타닥타닥 터지는 솜털 같은 기억들이 공중으로 솟구쳐 오래된 다리를 건너갔다.

바리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고 읽다보니,

해바라기 팔랑거리는 노란 튜울닢 같은 햇살 쏟아내는 탁자 옆 침상에 내 마음 속 깊은 파도, 밀려왔다 밀려가는 자클린의 울음소리가 이밤, 오선에 매달린 침묵으로, 해조음으로 절벽 아래로 투신해버리는 침엽수처럼 뾰족하게, 제 아내의 코바늘이 그리는 진달래처럼, 아내는 어떤 봄을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항상 그녀에게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었는지, 새초롬한 떡잎하나 피어올리고 싶습니다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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