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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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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8회 작성일 21-12-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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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스테이션의 뒷벽에는 재깍재깍 침묵을 불사르는 변성기 소년의 가무잡잡한 사타구니의 솜털 같기도 하고 여름날 정오의 막걸리 한 사발 같은 걸쭉한 떨림이 바퀴벌레처럼 벽면을 기어 다닌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어떤 창상에 박혀있던 주정뱅이 같은 유리조각이 뾰족하게 발기한 사연들을 긁어 모아 바닥으로 뚝뚝 사정해버린다 자정으로부터 150여 분을 이륙한 낯선 행성에는 노숙자의 주린 끼니같은 산소호흡기가 방아쇠를 당기고 내일을 추모하는 별똥별이 넉살 좋게 마스크를 쓰고 자동문 앞을 기웃거리다 길게 늘어진 정맥을 시퍼렇게 그었다 헤게모니 같은 잘려나간 창상이 묻은 널브러진 알코올 솜과 주삿바늘이 폐기물 박스에 갇혀 시뻘건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부라린다 부검실에 흩어진 뼛조각처럼 음흉한 속내의 알리바이가 공중으로 흩날리고 있다 포르말린 냄새에 눈살을 찌푸렸다 세이렌의 혓바닥이 귓구멍을 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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