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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97회 작성일 21-11-27 16:39

본문

부관참시剖棺斬詩 / 백록

 

  

 

마침내 하늘이 열렸다

아니, 구천에 묻힌 울 할망의 관이 비로소 열린 거다

소설小雪 속 안개 무덤이 시원스레 트인 거다

당신이 받은 천기天氣를 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이승으로 나투신 거다

 

한동안 지난한 절기 속을 헤어나오지 못해 안절부절하던 난 지금

당신을 맞이하기 위한 초혼招魂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지난날 저승으로 가실 때 끝내 물거품처럼 삼켜버린

하얀 밀어密語를 기어코 듣고 싶은 거다

환생한 백록白鹿의 영혼을 빌려서라도

앙다물어버린 당신의 검은 혀를

들여다보고 싶은 거다

이런 꼴 저런 꼴 다 품어버린 당신의 가슴팍을

해부하고 싶은 거다

요즘의 이 속세가 온통 무덤 같아서

확 열어젖히고 싶은 거다

 

하여, 그토록 깊고 간절한 한 구절

유산으로나마 물려받기 위해

소설 속 한라산 기슭에서

말도 안되는 시체를 붙들고

억지 부리는 거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간만에
죽지도 못하고 기어코 살자니 억지 좀 부렴수다
코로나처럼 숨어서 어슬렁거리지 말고
진한 향수 좀 뿌리고 가시죠, 헹님
우리 오 갑장님과 동향이라 그러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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