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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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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7회 작성일 21-11-18 00:00

본문

아침의 전말



건들건들 불어오는 저녁 바람에 불 꺼진 심지를

추슬러 봅니다 떨리는 손끝으로 등잔에 불씨를

당기고 무성하게 자란 어둠의 심지를 솎아내고

아직은 오지 않은 여명으로 천천히 길을 잡아봅

니다 너무 차가워도 뜨거워도 처마 밑 둥지는 

텅 비어 있고 공중에는 빈 날갯짓만 퍼득거립니

다 강을 상실해버린 빙하의 도시를 아시나요?

정오의 햇살 한 줌이 오이먀콘의 시계탑 꼭대기

로 까치발을 세우더니 곧장 구름 속에서 푸드덕 

를 칩니다 크리스탈 찻잔처럼 말간 하늘에서 

하얀 깃털이 나부낍니다 큼지막한 눈망울이 

찻잔 속으로 뚝뚝 떨어져 내립니다 상냥하게 눈

빛 한번 포개지 못했지만 떨어져 누운 하얀 손

수건이 조용히 어붙은 발등을 덮어 줍니다 

후두둑 후두둑 바가랑이 찢어지듯 얼음 터지

는 소리가 문장이 되고 행간으로 날아듭니다 

캄캄한 먹빛으로 단조로우나 단순하게 풀지 못

한 수학공식처럼 꽉 쥔 연필을 놓쳐버리듯 채

지 못한 빈 손으로 아침은 그렇게 허기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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