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이만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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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이만하면
실패의 쓴맛
이별의 아픔
요령부득의 퍼즐 맞추기
지금도 건드리면 붉은 물이 노을처럼 번져오지만
그래도
길 가다 넘어지면 갑자기 나타난 심판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고
버스를 놓치면 구름을 보며 웃고
바보라 불리면 바보처럼 웃고
그렇게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에겐 가족과 내일이 있고
추억과 망각이 있다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는 두 발과
무엇이라도 잡을 수 있는 두 손이 있다
어둠과 빛에 고양이처럼 반응하는 눈과 귀가 있다
허기의 맛을 아는 위와
슬픔의 색깔을 아는 영혼이 있다
깊은 밤 잠 못 이룰 때
등 뒤에서 들려오는 고른 숨소리
다른 꿈속을 헤매어도
차가운 바닥에 무릎 꿇을 때
조용히 다가와
함께 무릎을 꿇어주는
따스한 침묵
바람 불면
촛불처럼 납작 엎드렸다가
우리를 태우며 일어서는 우리들
댓글목록
cosyyoon님의 댓글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체득한 인생을 달관한 품격이 느껴지는 시로 읽혀집니다.
이런 글이 나오려면 필시 단단한 영혼의 향기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저를 들여다 보게됩니다.
아름다운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요령부득의 글이지만 좋게 읽어주시니
기쁩니다. 시인님의 향필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