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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느리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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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일신잇속긴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54회 작성일 21-10-02 02:33

본문

막 비가 갠 날 먼 길을 와주셨구려

장마가 유난히 오락가락 참 길었소

촌은 흙길뿐이라 여태 질었소만

볕에 진흙 굽는 냄새가 구수해서 공기가 더 마음에 들 것이오

우리 마을엔 산수유가 즐비하오

전엔 산수유나무 몇 그루면 자식을 대학에 보낸단 말도 있었지요

자 어귀에 들면 장맛비에 털린 낙과를 살펴 디뎌주시오

저 산 너머로 늪지가 새들의 세상이니

새 밥을 해치지 않으려 살금살금 걷는 게 지당하오

예 근방 새들은 대대손손 이웃으로 살아 염치를 배웠는가

성한 열매는 놔두고 땅에 떨어진 것부터 쪼니까 기특하다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명작입니다.
마치 내가 쓴 시를 읽으면 시가 무언지 안다는 듯 말입니다.
정말 대단한 시 입니다.
저 같은 사람이 이렇게 쓰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입니다.

.

일신잇속긴요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일신잇속긴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떤 초등학생이 쓴 시. 제목 은행나무.
나도 너처럼 오래오래 살고 싶다.
저는 이 한 줄 시를 읽고 아이가 존경스러웠습니다.
10년이라 하셨으나, 귀하께서도 저와 시풍이 차이가 날 뿐 우열이 있다곤 생각치 않습니다
말씀은 달콤하게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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