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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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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8회 작성일 21-09-25 16:20

본문

섬의 본향


섬이 태어난 곳은 기억도 없는 저 먼 육지

머무는 곳 파도의 삼각지대 거친 바다

성난 뭉게구름 솟아오르고

사시사철 사나운 용들이 포효하는 무서운 싸움터


태산 같은 파도 아래 몸 하나 웅크리고

중심 잃은 물방개처럼 덧없이 출렁이며

잠시도 바다를 떠날 수 없는 운명처럼,

가을은 바람과 억새들의 울음이 가슴을 울리는데


오래전 주인 잃은 텃밭은 개망초 군락으로 

잡초들의 세상은 무법천지 바람 소리

그나마 낯익은 옥수숫대에 서린 정

땀에 밴 누이의 저고리 냄새가 아득히 풍겨오고


석양빛에 수줍게 미소 짓는 백일홍 무리 

붉은 노을에 취해 발갛게 타오르는데 

언젠가 함께하던 오누이 눈빛처럼

망향의 물결 속에 그리움을 더하는 오후


아득한 육지에서 바라보는 노송의 무리

뻗은 가지마다 손짓하듯 섬을 부르는데

작은 여(汝) 하나 수줍어서 물속을 들락날락

파도의 물빛이 비단처럼 고운 바다의 자궁 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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