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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지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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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6회 작성일 25-11-21 11:36

본문

가을 하늘의 손에
검은 지우개가 들렸네

비를 잔뜩 품은 먹구름
쓰윽쓱
노오란 벼이삭
고소한 들녘을 지우네
맛있게 잘 여문 빨간 사과의
달디단 향기를 지우네
자전거 타고 배달일하는
남씨 아재의 하루 일당을 지우네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햇살을
수확의 기쁨을
반짝이는 내일을
농부의 흐뭇한 미소를 지우네

저 눅눅하고 시들시들한
겉 하늘 한 장 뜯어내고
화창한 새 하늘 열고픈데
심술 많은 먹구름 지우개는

며칠째
곰팡이 핀 하늘만 냅두고
온 세상을 까맣게 지우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하지 않게 심상을 펼치셔서
참, 보기에도 읽기에도 좋은 시라고 생각됩니다.
지우고 나면 더욱 밝아질 테니,
우리 시의 길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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