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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에게 바치는 연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86회 작성일 25-11-24 06:45

본문

두부(豆腐)에게 바치는 연시(戀詩)

 

처음 보는 순간 긴장했었어

하얗게 각이 진 모습이 앙칼졌거든

찔러도 피 한방물 나오지 않을 위인같았지

실제로 넌 엄숙하고 고귀한 종자에서

유래된 돌연변이란 말이 돌았어

 

왠걸

너는 부드러운 존재였어

손 끝의 스침만으로 가느다랗게

흔들렸지

숟가락 끝으로도 네모난 각도 선뜻 내어주고

젓가락 하나에 활짝 웃으며 속을 보여주었지

무명베옷 같은 색깔이 한결같았지

넌 겉과 속이 같은 존재였던 거지

 

튀지 않는 성질이 너의 멋이었어

맑은 간수(澗水) 아래 숨 죽인 고요처럼

순한 까닭에

맵고 짜고 톡쏘는 싸이키 조명 속에서도

스팩타클한 단물들과  헤비메탈한 기름진 작자들과도

잘 어울렸지

모두가 널 좋아했지 한결 같이 좋아했지

이물 없고 겸손하지만 

자존하는 자세

 

너에게 사랑에 빠진 것도 같은 이유였던 것 아닐까,

생각해

작은 자극에 자주 물리고 큰 자극에 지쳐있었거든

난 이미 기진맥진해 있었거든

 

누군가 널 두부살처럼 물러터진 작자라 놀려도

상관 없어

이미 콩깍지가 끼었는 걸

이 주먹만한 사랑 한 모, 어떻하겠어?

 

댓글목록

사리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겉과 속이 같고
맑은 간수 아래 숨죽인 고요처럼 순한
두부가 이제
멋진 답시를 보내올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부를 이렇게 맛나게 시로 빚어 주시다니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슴니다    생각의 발상이 참 신선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시인님~~~^^

cosyyoon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재숙 시인님!

방문해 주시고 한 말씀 남겨주셔서 영광입니다.
시인님의 시야말로 저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계속 옥고를 올려주셔서
많은 깨우침을 주시기를 갈망합니다.

감사합니다.

cosyyoon님의 댓글

profile_image cosyy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부처럼 소박한 시를 칭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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