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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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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콜키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5회 작성일 21-08-23 07:56

본문

생선 / 콜키쿰 



불가분의 반댓말은? 홀가분! ㅋㅋㅋ

7년 동안 사귄 애인과 헤어진 친구의 카톡에

온 세상에 대해 잠시 감아주려던 눈을 번쩍 뜬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칼끝으로 시간을 거스르는 것을 보면

오늘은 비늘부터 치려는 것이다.

엄마가 졸졸졸 켜놓은 눈물에 흘려 보내면

오히려 말쑥해지는 자부심들,

갑자기 핸드폰을 보며 쇼파에 누운 나를

걸레질을 한다며 한쪽으로 돌아뉘이고

아가미 아래 정곡을 푹 찌르고는

두 발목을 포갠 꼬리 지느러미 윗쪽까지

한 칼에 쭉 타내려 오신다

사지육신 멀쩡한 것이 온 종일 누워서

꼴뚜기 새끼가 반쯤 소화 된 창자와

인생의 쓴맛이 응축된 쓸개와

붕 떴다 푹 가라 앉았다하며

시간의 수압을 견디게 해주던 부레와

아랫배가 아니라 머리에 차있던 똥과

뱃가죽에 붙어 너덜거리는 검은 내막까지

싹싹 털려서 도마 위에 쏟아져도

별 느낌이 없는 엄마의 솜씨는 대단하다.

항상 엄마의 바다에 일군 염전에서

가장 굵은 소금을 한 웅큼 뿌리며

눈에서 먼저 삼투압이 일어나는 나를

가만히 재우시는, 역시 노련한 마무리!


한바탕 안팎으로 긁히고 나니

오히려 속이 시원해져서

부러뜨린 나무 젓가락을 양볼 사이에 끼운듯

양악을 벌리며 큰 하품을 하는 참돔 한마리


햇볕에 배를 활짝 열고 베란다 빨랫대에서

꾸덕꾸덕 말라가는 한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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