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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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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6회 작성일 21-08-06 10:33

본문

포식자捕食者 / 백록


 

 

동물들의 왕국은 개발에 치이면서 이미 전설이다

덩달아 사파리에 갇힌 사자와 호랑이의 송곳니도 살생의 기억을 잃어버렸을 터

살인의 추억 같은 쥐들이 사라지자 애지중지하던 그들의 족속인

고양이들도 하나둘 버려지기 시작했다

 

시대에 뒤떨어질까 서둘러 버려진 그의 주거지는 도시의 쓰레기통 근처

날것의 먹잇감을 할퀴던 발톱과 이빨은 배부른 인간들이 대충 버린

허접한 비닐봉지만 물어뜯으면 될 일이란다

그를 본체만체하는 사람들은 본체만체로 복수하면 될 일이란다

불행 중 다행인 건, 굴러다니는 자동차들만 피하면

천수를 누릴 게 확실하단다

다만, 늘 홀로인 그에게 근심거리가 있다면

정신 나간 인간말종들의 몽니란다

 

지금 당장은 부러운 게 딱 하나 있다는데

날마다 떼를 지고 다니는 비둘기란다

저들은 씽씽 달리는 자동차도 의식하지 않는 모양새라며

말종들의 행동거지도 전혀 대수롭지 않은 낌새라며

괘씸한 저놈을 기어코 잡아먹어야겠다며

닭 날개 따라잡던 기억을 소환하며

무뎌진 송곳니 추억을 되씹고 있다

 

그의 근친 같은 땅거미

어슬렁거리는 지금

문득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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