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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산(飛散)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47회 작성일 21-07-20 03:48

본문

 비산(飛散) 


 

그녀는 공중화장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에탄올 냄새가 났다.

검버섯 피고 깡마른 얼굴에

파리가 쉬를 슬듯 새까맣게 모여들었다.

 

서울의 가락 종합시장

수레를 철통같이 경계하며

손수 만든 옷가지와 화장품을 가득 싣고

폭염이 내리쬐는 여름에도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도

24년째 공중화장실에서 사는 할머니

 

용산시장에 있을 때

꽃벌 데리고 집 나간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았고

모아둔 푼돈마저 도둑 맞았다.

피붙이 하나 없이 지금까지 공중화장실에서

터 잡고 살아가는 할머니

 

시장바닥에는 발목이 잘린 비둘기가 비틀거린다.

검정 비닐봉지에 담긴 음식물 쓰레기를 쪼아대는

비둘기가 구구거린다.

 

날지 못하는 비둘기는 울음마저 삼켜버렸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幻이 형성되는 惡의 氣를 空과 상관 있게 하지 못하여
無의 힘으로 된 업 템포를 갉아 먹습니다
중천 문화의 느림은 좋은 편이나 천천함이 준수되지 않아 있음의 와해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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