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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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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498회 작성일 21-07-17 09:02

본문

아이고 / 백록

 

 


무신 소리 산디

ᄂᆞᄅᆞᆨ 산디

천길 나락으로 떨어지는 소릴까

저승이 궁금하다며

내뱉는 소릴까

 

아니다

시름시름 땡볕에 시달리다

시원한 천국의 시어를 찾아 떠나겠다는 소리다

이를테면

구름 속에 무더기로 사려 놓은 체본의

사려 깊은 빗줄기랄까

 

기다림에 지친 섬의 아지랑이 같은

날갯짓 증발로

공중을 날아오르겠다는

다짐의 신음이다

 

아이고!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명 / 백록




애시당초 나는 어설픈 짐승을 닮았다
한때 뿔 같은 성질머리일 때는
소를 닮았다 했지만
겉치레가 늙어지면서
불쌍한 누를 닮았다며 누명을 씌우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물불을 가리지 못하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허구한 날 뒷발길질 일삼는 말을 닮아갔다
지금은 말이라 하기조차 말도 안되는
꼬락서니지만

결국, 나는 명예스럽지 못한 이름씨다
온갖 짐승의 오명을 뒤집어쓴
누명陋名 속의
간혹, 개새끼라며 욕을 처먹기도 하고
늑대라며 슬슬 피해버리는

아닌 게 아니라
어젯밤에 나를 꼬시려는 여우가 다녀갔다
그것도 소나기의 모습으로
그마저 잠시 몽정처럼
오늘 새벽을 어찌어찌 무너뜨린 난
이미 늙은 닭이 되어있다
낮술 몇 모금 마시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 돌의 살아 있는 전설 / 백록


당신의 어멍은 물이다
태평양을 품은
당신의 아방은 불이다
태양을 품은

당신은 섬이며 산이며 악이며 봉이며 오름이며 빌레며 돌새기며 작지며 송이며 모살이며 흙의 이름으로 천년만년을 숨 고르고 있는
나의 형제자매며 혹은 근친이다
그야말로 천태만상의
별의별이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뱀 / 백록


꽃 예쁘다고 함부로 만지지 마라
설령, 보는 것조차 명심하라
꺾고 싶을 테니

특히, 뱀의 유전자를 품은 자들이여
쉬이 취하지 마라
조심, 또 조심하라
당신의 모가지가 잘릴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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