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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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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1회 작성일 21-06-26 03:38

본문

늦잠을 잤다

지근지근한 숙취를 데리고 순차적 알고리즘의 리스트를 탐색하는 아침 

손가락은 시동 버튼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좁고 밀폐된 공간, 밀려오는 압박감, 타인을 위한 배려였을까 이기와 맞물린 아집이었으리라

시동을 확 꺼버렸다 


뻥 뚫린 낙엽처럼 길바닥에 채는 자갈돌처럼 무미건조한 몇 개의 단어

육신의 허기에 우선하는 조건반사, 빨간 신호등이다 

껍데기를 살코기라고 아무도 모르게 꾹꾹 우겨대는 나에게 빈 페이지는 없다


질주하는 빈 껍데기가 정지선에서 허우적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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