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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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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76회 작성일 21-06-10 21:51

본문

전통시장이란 말조차 낯설던

아버지의 네 평 남짓한 공간에는

다섯 식구의 밥술이 구더기처럼 꿈틀거렸다

숨 가쁜 더위가 

고등어 썩은 내장에서 기어나오던 창백한 오후

고무줄 반바지, 

사타구니 사이로 삐져나온 누런 팬티처럼

땟국물 짤짤 흘러내리던 아이가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아버지의 화물 자전거에 짐짝처럼 묶였다 

술빵처럼 시큼한 늦은 오후가 비틀거리고

무심히 지나가던 풍경마저 멈추어 서는데 

아버지는 쟁기처럼 내 손을 끌어당기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모퉁이 구석진 빈자리, 허기를 채우는 사람들 

찌그러진 양은냄비가 산해진미를 차려내온 듯  

사람들의 밥술은 분주한 시장통이었다 

무엇을 먹고 있을까 

짜장면보다도 맛있을까

숟가락과 젓가락이 머릿속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여기 국수 두 개 비벼주소. " 

"배고플낀데 마이 무거라."라고 하시던 

아버지의 굵고 까끌한 수염 사이로

혓바닥에 좁쌀알 돋듯 쓰라린 오후가

깔깔한 입맛처럼 맵싸하게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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