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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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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5회 작성일 21-04-05 18:16

본문

민둥산

       나싱그리


처음부터 알몸이 아니었어

당신이 먼저라며

내 옷을 벗기고 마음을 빼앗기 시작했어


겨울이면 난 배고픔에 떨고

맨몸으로 추위를 버텨야 했어

여름이면 마른 혓바닥 헐떡이며

한 점 그늘도 없이 무더위 견뎌야 했어


언제부턴가 당신은

초록이 그립다며

나의 진심을 알아가기 시작했어

지난날이 부끄럽다며 

해마다 마음을 전하며

새 옷을 입히기 시작했어


나무는 모여 숲이 되었고

새들도 마음의 보금자리를 

꿈꾸기 시작했어


이제는 계절마다 유행을 타는 내 옷차림에  

당신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고

그리고 나도 당신을 만나

가끔은 알콩달콩 같이 사는 법을 배워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에는 비가 그리워

어쩌다 당신의 불장난으로

내 마음 새까맣게 변해 버릴 때 

난 다시 그날의 민둥산이 되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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