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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기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90회 작성일 21-03-30 12:05

본문

떫은 기억 / 백록

 

 


허기의 보릿고개가 아리랑고개로 읽히던 시절

울집 뒤란에 감낭 한 그루 있었다

그 그늘에 일그러진 돗통이 있었다

검은 도새기 한 마리 있었다

먹은 것 없이 쉴 새 없이 푸드득거리던

어린 궁뎅이 있었다

 

감은 늘 쪼락 쪼락

어른들 갈중이 옷감으로 물들이던 감

아이들 먹잇감으로 푹 절이던 감

홍시는 언감생심

간혹, 운동회에서나 볼까 말까한

그림의 떡

미처, 익을 겨를 없이 사라지던 감

그러던 감낭이 마침내 나목이 되어버렸다

마치, 등신 같은 등신불인 양

혹은, 할망의 망령인 양

 

한동안 멀뚱멀뚱

마른 가지에 걸린 뚱딴지가 그랬을까

할망 손지, 그 시절 난 괜스레

똥쌔기로 읽혔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과 / 백록


에덴의 원죄가 떨어졌다
대체 누구의 짓일까
하늘일까 땅일까
혹은, 그 사이를 휘젓고 돌아댕기던
칼바람의 짓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잽싸게 도망쳐버린 웬수놈의
원숭이거나

떨어진 것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일인데
봉사라면 그냥 돌멩이려니 할 텐데
그렇다고 어물쩍 넘기기도 그렇고
도무지 알 도리 없으니
뜬 눈이 문제로다

어리석은 놈 어디서 주워들은 게 있었는지
천벌이 두렵다며 제사상에 사과를 올려놓고 절을 하고 있다
곁에 놓인 배를 슬쩍 훔치며
진설의 말씀대로 홍동백서를 읊조리며
무조건 내 탓이라 뇌까리며
삼배를 하고 있다
가장 낮은 자세로

촛불이 끄덕이고 있다
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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