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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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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3회 작성일 21-04-04 07:24

본문

비 내리는 봄밤


 정민기



 길고양이처럼 가만히 엎드려 시 쓰다가
 빗소리 듣노라니, 딸가닥딸가닥
 느긋한 마음 걸음 소리로 드러내며
 말 달리는 소리가 창밖의 정적을 깬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물고기 비늘
 약속이라도 있나, 온통 뜯겨 나가고
 어둠만이 먹다 남은 뼈다귀라도 있나,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비 내리는 봄밤
 진흙 길을 터벅터벅 걸어간 발자국 남았다
 까무잡잡한 상복을 입은 듯 암흑이 지배한 밤
 출렁거리는 밤바람 잠시 잠잠해지더라도
 봄비는 두 눈 말똥말똥 뜨고 잠들지 않겠지
 밤하늘 바탕화면에 사라진 별들, 다시
 고스란히 정렬되는 새벽이 금세 밝아오겠지
 먹구름처럼 나도 눈물이 난다 얼굴이
 촉촉하게 생기가 도는 하늘은 피부 미남이라는
 소릴 자주 듣기도 하지, 비에 대고 입천장
 홀라당 까지는 소리만 적막을 깨우고 있다
 밤늦도록 방랑하는 빗소리에 잠 못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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