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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의 처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24회 작성일 21-03-22 16:19

본문

히포크라테스의 처방 / 백록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작금의 예술은 기원전의 기술이란다

예기치 못한 오독이라지만

총서의 기술은 마땅히

의술로 읽힐 수밖에

 

내 인생도 예외는 아닐 터라며, 다만 보잘것없는 나의 예술은 너무 짧을 것 같다며, 한참을 쭈그린 채 시줄 나부랭이를 더듬다 

삐거덕거린 공룡의 화석 같은 모가지며 시조새를 꿈꾸던 죽지의 관절을 붙들고 정형외과로 기어갔는데

막무가내로 늘어놓는 전문용어의 처방은

들리는 듯 흘리는 듯

뻔한 금주며 금연의 잔소리는

듣는 둥 마는 둥

때 낀 귀청으로 깊숙이 박힌 한 구절이

이명을 울리고 있다

 

주무실 땐 어머니 자궁에서 홀로 웅크린 모습이 최고라던

그게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건강한 자세라던

마치, 건방을 떨며 함부로 산 나를 도끼로 장작을 패듯

골통을 쿡쿡 찍으며 나무라던

형이상학 같은 소리

 

! 테스 형

 

젊디젊은 그 형이 그동안의 내 꼬라질 알았을까

허구한 날 늙은 노숙처럼 술이나 처먹고

허우적거리는 팔을 베고 잔 것을

벽을 지고 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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