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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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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6회 작성일 21-03-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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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정민기



 이발소 이발 의자에 앉자
 벽 거울 속에 내가 보인다
 이발 기계 벌 떼처럼 잉잉거리는 동안
 가위질 소리 싹둑거리는 동안
 시간은 덧없이 째깍거리고 있다
 바닥에 일개미 떼처럼 깔리는 머리카락
 양탄자처럼 부드럽다
 모진 꽃샘추위에 흩날리는 꽃잎이어라
 봄 내음 가득 스며들고 있다
 가지치기한 듯 단정하다
 어깨를 스치며 떨어져 내리는 머리카락
 빗속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어느 순간 새까만 비 그치고
 목련 빛 비누 거품 목덜미를 돌고 돌아
 귓가를 스치더니
 번개 같은 면도날에 잔털마저 출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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