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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341회 작성일 21-02-13 19:25

본문

묵적   墨跡

      활연




     1

  돌부리와 나무뿌리 뒤엉킨
  짐승이 산도로 쓰던 외길
  한나절 더 걸으면
  외로운 영혼들이 깃들어 사는 유곡

  죽는 일도 그윽해지는 유명(幽冥)
  어둠 한 올 풀어 고스란히 물에 젖는 미라
  한 그루 주검의 겉옷
  보풀이 풀어져 날릴지
  능선 하나 넘으면 유명을 달리하는 빛과 어둠
  경계를 자발없이 걷다가
  물소리 닦아낸 현택(玄宅)에서 반나절

  검은 집은 냇물 부시고 닦아 속연을 잇고
  다시 반나절이면 이우는 방고래 깊은 집
  바랑 하나 지고 죽으러 오는 자들을 위해
  멱길은 미욱스레 컹컹 짖었을지


      2

  해거름녘
  부서진 너럭바위 속으로 걸어 들어갔던 것 같다
  검은 피를 짜내 볕에 널어두려
  시퍼런 칼날 깊은 소(沼)엔 몇몇 인종들이 멱을 감고
  목등뼈 어긋난 돌밭이 덜컹덜컹 기운다
  흰 뼈가 휘도록 닦는 검은 그늘
  그리하여 물소리가 종을 달고 뛰어내린 물마루 와류를
  그윽한 은거라 부르면 안 되나

  곡적에 박히는 빛살 결연한 살(煞)의 떨림
  그 하나의 힘
  뿌리째 뽑힌 한 됫박 남짓 어둠
  두어 사발 가웃 처량
  돌계단 마모된 물빛 지고온 고택

  부서진 돌쩌귀로 여닫는 나날이 기다란 관으로 뻗었다
  컴컴한 내륙도 한 계(界)에서 한 경계를 마름 하는 일
  그리하여 날카로운 모서리가 다 뭉그러지면 물의 부서진 면 희디흰 허구를 깨문 여울이 투명 속으로 투항한다
  유계와 멀어서 살과 뼈로 깊어진 늪을
  발 없는 발들이 허우적거리는 차디찬 적멸을
  망각(芒角)이라 부른다

  습속에 따라 계절풍 하나로 뭉쳤다가 풀어져 한 땀 한 땀 누비질한 유명(幽明)
  한바탕 물거울이 차려놓은 곡(谷)으로 냇물 곡소리 우렁우렁 내리치면 바위가 제 눈알을 파는 겁파는 노래의 변방에 묵는다

  능선 깊은 속내엔 유계(幽界)
  그 밖은 시끄러운 벌레 소리

  너럭바위에서 붉은 청춘 한 그루와
  낡은 쪽배 한 척 띄웠던 것 같다

  물계단 거친 항력으로 상류를 지운
  그윽하다는 건 발 시린 유골이었고 농염에 날리던 유곡이었는데
  한낮의 기후가 흔들리고
  먼 대륙붕을 붉은 사슴이 넘었다
  빗돌 부딪는 빗방울 차디찬 빠롤과 랑그
  문의 시체러니 나는 문으로 문을 밀고 유계에 든 적 있다
  흔한 말들의 계절풍을 다 쓰기에 이른
  무척 발랄하고 후덥지근한 한때라고 믿는바

  후줄근한 배 한 척
  갯가에서 닳고 있는 한동안
  푸른 너울 몰려온 가시울타리
  한 그루 침묵을 읽으면서 다친 짐승의 발을 덮어주며 그윽해질지
  부은 목젖이 까끄라기 넘기듯 너무 먼 물소리
  아슴아슴 등불 흔들리듯이 어두워지는 노루잠

  생시 문득 이윽한


      3

  백 년 동안 몸살을 앓는 나무와
  모로 누워 부서지는 검은 물소리
  수피 깊은 떨림
  아무런 기척 없이 얼음 자리끼 머리맡을 한참 도는
  물회오리 외로운 영혼들의 집

  널문을 밀어야 물의 유골들
  없는 외가를 다녀온 것 같다

  가쁜 물에 칼날을 달아
  미쁜 날을 긍휼히 여겨 현택(玄宅) 툇마루에 앉아
  수렁을 향해 곤두박질하는 소리의 기슭으로
  그윽해지기는 먼 생
  물컹한 지도를 지리면서
  무장무장 흘러갈 것 같다
  미안한 기색도 없이 토분하고도 끝끝내 무궁할 것 같다

  미초(薇草) 한 그루 완성하는 것과
  묵적(墨跡)을 도는 사이


 

댓글목록

1활연1님의 댓글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본 사이트 이전 개설 이벤트에 쓴 오래전 글입니다.
이곳에서 오래 머물렀지만 시가 좋아진 바는 없네요.
늘 고향 같고 아랫목 같은 곳입니다.
음악이 성가신 분들은 볼륨을 낮춰주세요.

우리 모두 만복이 깃드는 한해이기를 바랍니다.
시 쓰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절을 잘 보내셨는지요.
고향에서 돌아와 방금 전  도착했습니다.
댓글을 정성스럽게 단 시를 삭제하는 것은
하루뿐인 인생이라 시 또한 하루 올렸다 지우는 것이
어느 사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심산 깊은 계곡과 같은 시심에
놀랐습니다. 유장한 함에 몇 번을 곱씹어 읽어야
반쯤은 알고 반쯤은 차차 깨닫게 하기에
가슴에 묻어두고 떠올리게 하는 싯귀에
무한 영광이로소이다.


활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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