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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승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98회 작성일 21-01-21 10:30

본문

예지몽

   -윤



  종로 뒷골목 냄새가 콧잔등에 닿을 때에도 발끝이 낙하지점을 더듬을 때에도 아킬레스건이 총알을 뿜을 듯 몸 한 축을 튕겨 올릴 때에도

  세운상가 불빛이 구두 뒷굽에 달라붙을 때에도 조조상영을 마친 후미진 극장 모서리가 손때를 지울 때에도 태백으로 가는 기차가 멀미를 시작했을 때에도

  침대의 양털 안에 묻히며 단꿈을 꿀 때에도 살갗이 살갗에 닿아 핏줄이 건너갈 때에도 저녁의 한 녘이 한 겹의 몸을 감싸고 허구를 덜컹거릴 때에도

  나는 꿈속에서 꿈을 꾼다

  바람과 모래와 물결이 제 무릎을 접을 때에도 물목의 흰물이 이따금 잘린 발목을 씻을 때에도 숫눈 위로 흰발자국이 모르는 숲을 놓을 때에도 강녘의 수풀로 영혼이라는 새 한마리가 불어올 때에도

  설원을 달리는 트럭 바퀴 밑으로 사슴의 눈이 저며질 때에도 사슴과 가슴을 오독할 때에도 서랍에 잠든 눈을 자꾸만 감겨줄 때에도 막심 고리끼를 읽으며 싸샤를 떠올릴 때에도

  그루잠에 든 사이 얼마 전 죽은 그가 다시 죽을 때에도 헤설픈 햇살이 창턱에 부서질 때에도 낡은 문장의 이마를 짚고 구겨진 행간으로 흐르는 흰피를 닦을 때에도

  나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놓친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프루스트의 잃어 버린 시간을 읽다 접했습니다. 저는 최근 시인님의 시를 읽고 또 읽습니다. 저는 갠적으로 코렐리 시인님의 글을 읽는것을 좋아하는데  독자로서 시인님의 시가 참 좋네요. 저의 욕심이지만  시인님의 글을  자주 뵙길 고대합니다.

승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승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날건달님 몇 편을 읽어보았습니다. 시를 잘 쓰시는 분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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