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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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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74회 작성일 21-01-21 10:47

본문

네 평 남짓한 공간
우묵하게 패인 스텐 냄비 속에
삼삼오오 어묵 꽃이 피었다
꼬물거리며 피어오르는 투명한 김 따라
오늘 하루가 소주잔에 슬그머니 채워진다

오늘 아침 나의 잘못과 실수로
난로 위에 펄펄 끓던 주전자가 쏟아지고
아물지 못한 데인 상처 자국이
어느새 어스름 속으로 삭연히 부풀어 올라
진물 같은 어둠을 흘려보내고 있다


꼬챙이에 꿰인 케케묵은 오늘 하루가

반쯤 끓다 만 멀건 국물 속에서

떠나갈 채비를 하고

흑벽에 걸어 둔 시래기 같은 하루살이가

스텐 냄비 속에서 푹 익어 무른 어묵처럼

흐물흐물 불어터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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