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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국경들이 노루발 밑의 솔기에 지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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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46회 작성일 21-01-02 22:54

본문

짓밟거나 짓밟히지 않고는 이어질 수 없나요? 오늘도 비무장 지대의 철새들은 철조망으로 오버로크를 쳐도 시접속으로 말려들어가지 않는 강물과 바람을 자르려고 그 긴 부리를 쪽가위처럼 벌리고 있는지. 오늘도 융단 폭격에 꺽여가는 꽃들이 치맛단 끝에 안으로 접힌 무늬에 지나지 않기를, 오늘도 캐터필러 밑에 깔린 비포장길이 찢어진 청바지의 옆단 솔기에 지나지 않기를, 그 옛날, 해가 질 곳이 없도록 서쪽으로 서쪽으로 진격하던 조랑말들의 편자가 커튼 자락 끝을 달리는 노루발에 지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천년 동안 늦잠을 잘 수 있었겠지, 느리게 돌림 바퀴를 돌리듯, 지구의를 한 바퀴 돌리면 북극과 남극 사이를 누덕누덕 기운 국경들이 늦은 끼니를 덮어놓은 조각보에 지나지 않기를,한순간도 울지 않고는 흘러가 본 적이 없는 시간이 다급한 노루발 밑을 울며 지나가는 옥양목 한 자락에 지나지 않기를, 이제는 부디 흰 손을 치켜들어 단추를 달듯 땅끝에 꽃을 심고, 이제는 부디 단추와 단추로 벌어진 섶들을 여미듯,꽃과 꽃으로 벌어진 땅의 솔기들을 포갤수 있기를



*새해에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

젯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블랙캔버스 선생님.. 흰색 물감으로 그려야겠군요.  캔버스가 블랙이라서 밝은 색을 많이 쓰야겠네요.
허긴 어두운 그림을 그릴수도 있으니...문학에서 밝은 그림보다 어두운 그림이 명화가 된 전례는 많으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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