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퇴고)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집으로 가는 길(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5회 작성일 21-01-09 01:51

본문

아이는 폐철길 따라 녹슨 레일 위에 가만히 귀를 대고 엎드려 있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소리

눈치가 눈치를 부르는 소리

늦은 밤 뒷간의 달걀귀신 울음소리

그냥 그저 웅, 하고 귓불에 닿아 밋밋하게 울려 퍼지는

 

따분하고 지루한 아이는 바닥에 깔린 침목을 사뿐사뿐 밟기도 하고 폭 좁은 레일의 표면 위로 폴짝 뛰어올라 균형 잡기 놀이도 하고 지친 다리를 폈다 오므렸다 하며 소실점을 향해 달려갔다


신기루 같은 그 길가 너머엔 철길은 끊어지고 시꺼먼 옹이투성이 할머니의 골방 처럼 맵기도 하고 싸한,

코를 찌르는 살냄새 같기도 한 주름살 짙게 패인 고목 아래로 연보랏빛 얇게 수놓은 꽃잎이 소나기처럼 퍼붓는 어느 봄날 오후


나는 주머니 속에서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꺼내 들었다


지지직거리고 주뼛거리며 신경이 곤두서는 소리에 손을 머리 위로 올려보기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보기도 하고 어른 두어 명이 깍지를 끼고 안아봐도 품에 들지 않는 늙은 팽나무 주위를 빙글빙글 맴돌았다


그 순간 약하고 미세하게 들려오는 소리, 싫은 듯 싫지 않은 소리가 조금씩 가늘게 흘러나왔다


내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보드랍고 따뜻하고 편안한 소리

내가 잘못했을 때 야단치시는 어머니의 날 선 회초리 휘는 소리

스티로폼이 찍찍거리며 뾰족하게 소름 돋으며 시멘트 벽에 갈리는 소리

월급날 술 취한 아버지를 향해 날아드는 양은 냄비 찌그러지는 소리

왠지 낯설지 않은 낮은 울림이 공중에 뚫린 바람구멍으로 빨려 들어갈 무렵


나는 집 앞 골목길을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내 유년의 어느 하루가 교무실 옆 국기 게양대에 펄럭이는 태극기처럼 나부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034건 272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2064
돈의 강 댓글+ 2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01-09
22063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8 01-09
2206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01-09
22061 하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1-09
22060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4 01-09
22059
설국의 한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4 01-09
22058
오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2 01-09
22057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01-09
열람중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6 01-09
22055
조건과 환경 댓글+ 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01-09
2205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6 01-08
22053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01-08
22052
설국 소나타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1-08
22051
바람의 생 댓글+ 1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01-08
2205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4 01-08
22049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3 01-08
2204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1 01-08
2204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4 01-07
22046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7 01-07
22045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1-07
22044
빙점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2 01-07
22043 홍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6 01-07
22042
눈 내리는 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01-07
22041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7 01-07
22040
콤포지션 북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1-07
2203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4 01-07
22038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01-07
2203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2 01-07
22036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3 01-07
22035
의미 있는 삶 댓글+ 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1-06
22034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01-06
22033
축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1 01-06
22032
오래된 노을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4 01-06
22031
안단테의 변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 01-06
22030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0 01-06
22029
봄빛 댓글+ 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2 01-06
2202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01-06
2202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01-06
22026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6 01-06
22025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0 01-06
2202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3 01-05
22023
黑雪 댓글+ 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7 01-05
22022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1-05
22021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01-05
22020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9 01-05
22019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01-05
2201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01-05
22017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9 01-05
2201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01-05
2201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6 01-05
22014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0 01-05
2201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01-05
2201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1-05
2201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9 01-05
22010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01-04
22009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3 01-04
2200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01-04
22007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0 01-04
22006
雪國 댓글+ 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1-04
2200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0 01-04
22004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01-04
2200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5 01-04
2200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01-03
22001 선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2 01-03
22000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9 01-03
21999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1-03
21998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1 01-03
21997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0 01-03
2199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4 01-03
21995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01-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