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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산을 떠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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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23회 작성일 20-12-07 13:15

본문

산이 산을 떠날 때

산이 되기 전에 산의 씨앗은
평지로부터 시작했다
지나가는 먼지와 티끌들이 모여
나무를 만들고
풀을 만들고
계곡을 만들고 물도 만들었다

바람의 소식이 도착한 날
산을 이룬 뼈대에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지
산의 통증 소리는 거센 골바람을 만들었고
그 골바람 막아보려는
암벽의 거센 저항

나뭇가지 한 개씩 부러져 나간다
물도 말라버렸다
소란스럽게 지저귀던 새들의 주둥이는
한쪽을 향해 울고 있었다
더 큰 바람은 산을 밀고 있다
이제 산이 떠날 때다

떠나는 널 잡지 못하겠다
다른 그 무엇이 그 자리에서
생명을 만드는 것 보고 싶어서
손도 흔들어 주지 못하겠다
너의 그림자 한쪽에서 살았던
나의 자리를 너무 춥게 만들었으니

이말 한마디만 해줄 게
진짜 아주 잘가라
가는 뒷모습이 시원하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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