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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의 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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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49회 작성일 20-11-19 12:07

본문

1.

메조 한 홉으로 밥 짓고 날달걀 두 개 그 표면에 대수대명(代壽代命), 밥알을 집안에서 지붕 위 한길까지 골고루 뿌렸다


2.

아이가 응급실로 실려 왔다 바이탈 사인의 어떤 활력 징후도 없었다 잘게 찢어진 청록빛 이파리가 살갗에 비늘처럼 반짝였고 온몸은 그녀가 익사한 해구의 물빛처럼 시퍼랬다  


3.

이 세상 오시는 길 그렇게도 험난하고 고단했나요 인사 한마디 없나요 침묵하는 당신, 사람들이 걱정하며 바라보고 있어요 당신을 아는 사람들 모두 당신을 저버렸어요 당신과 인연 맺은 그 몹쓸 사람도 당신을 저버렸어요 은혜 하면 할수록 속내는 그만큼 아리고 애틋하지요 평생 가슴에 생채기만 남았어요


4. 

아이 하날 떠나보냈어요 어리고 여린것이 그 먼 길 어찌 혼자 갈 수 있을까요 얼마나 무섭고 또 얼마나 외로울까요 이제 내가 당신을 내치려 하고 있어요 당신에게서 날 떠나보냈어요



5.

웨스트민스터 궁전 북쪽의 시계탑 계단에는 내 유년의 이츠키가 엎드려 누워 있었다 시퍼런 해구의 물빛이 울려 퍼진다 종탑이 무너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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