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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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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92회 작성일 20-11-20 09:59

본문

소설小雪 / 백록




세월이 하도 심심하여 달력의 책장 한구석에 꽂힌 단편소설을

냉큼 꺼내 눈에 넣고 있다

내용이라곤 딱히 한 줄도 없다

15쪽의 번호만 매겨져 있을 뿐

청맹과니여서 그럴까

등장인물은커녕 얼씬거리는 쥐새끼 하나 없다

텅 빈 배경의 텅 빈 줄거리들

느낀 바대로 써놓고 읽으라는 듯

눈이 오면 눈의 표정을 쓰든지

비가 오면 비의 감정을 읽든지

바람이 불면 바람의 행방을 쓰든지 읽든지 말든지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밤은 점점 깊어가는데

그 끄트머리 갈피 잃은 에필로그 너머로

심지 깊은 동지가 기웃거린다

아마도 독자 스스로 느끼라는 듯

이 소설의 제목은 짐작건대

경자庚子의 일기인 듯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인연 / 백록


간혹, 옥황상제의 느낌으로
염라대왕의 생각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면
울컥거리는 연줄이 있다
할망의 늙은 근심거리와
꽤 걱정스러운 강생이
그 걸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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