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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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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354회 작성일 20-11-10 06:18

본문

낙엽 



어제 가을비가 내렸다. 

가을비가 내리자 은행나무잎들이 

저 높은 데서 거대해져갔다. 

너무 거대해져서 죽음의 빛깔을 띠어갔다.

너와 나는 

은행나무잎들 아래를 걸었다.

노란빛깔은 죽음의 빛깔이다. 

죽음을 황홀해하는 빛깔이다.

빛깔이 바다로 떠나가 돌아오지 않는 빛깔이다. 

차가운 길 위에 얼굴을 박고 

차갑게 투명한 표정을 숨기며

잎들은 더 거대해져갔다. 

발 아래 기괴한 풍경의

늑골들이 깔렸다.

땅에 깔린 잎맥들이 

방향을 가리키지 않고 잘게 

끊어졌다.    

너와 나는 

아까부터 말이 없다.

근정전 지붕이 더 높아 보인다. 

더 차갑고 

생명을 닮아 보인다. 

우리도 언젠가는 노란 빛깔 띠겠지.

다른 가을이 

무산(巫山)에 

무산(巫山)에 돌아올 때,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제안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대로, 덕수궁에 가서 가을풍경을 본 감상을 스케치하듯 그린 시가 되었는데,
한번 어떻게 이것을 발전시켜나갈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바람부는 은행나무 아래 서면 세상은 온통 노랑입니다.
참 황홀하죠. 국민학교 2학년, 단풍잎과 은행나뭇닢을
가져가야 하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나무를 찾아가서 본 노랑의 황홀이
지금도 선연해서 가을은 언제나 제게 노랑이었지요.
무산은 휴전선이 걸쳐져 있어서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네요.
경계로서의 노랑, 죽음과 황홀의 대비가 이 시를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아름다운시, 즐감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코렐리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석류꽃님도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석류꽃님 말씀이 더 아름다운 시 같습니다.
덕수궁에 갔다가 사방을 물들인 선연한 노란빛을 보았습니다.
무엇의 상징이나 그 무엇도 아닌
선연한 노란빛깔 그 자체 - 가을을 채우는 숨결같은 -
그것을 어떻게 풀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미래에는, 온전히 시로 풀려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여기서 무산은 우리나라 산이 아니라, 중국 신화에 나오는 초월적 세계입니다. 허난설헌의 시에선가 보았습니다.

별것 아닌 시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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