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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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 백록
아홉수로 늙어가던 율리우스가 제 수명을 연장한 내력이라지
그 기슭 시월의 1이 0을 품고 낳은
1의 쌍둥이 같은
그럼에도 당신이 쓸쓸히 비치는 건
11월이라는 이름
그 이름은 늘
이미 늙어버린 버전으로 읽히기 때문이지
노라는 소리로
아니라는 뜻으로
어쨌거나 그 본색은
N번 방이나 기웃거리는
아홉이므로
그런 나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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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님의 댓글
冬 / 백록
상강을 건넌 경자의 달력에 고드름 같은 문체가 동동 매달렸다
푸르다 못해 녹이 슨 저 그림이 만일
금종이라면 금금으로 들렸겠지
은종이라면 은은하게 울렸겠지
그러나 그 종은 늘 동동거렸다
구리로 만들었을 게 뻔했으므로
어쩜, 어쭈구리 같은 냉소로
혹은, 싸구려 같은 냉대로
사뭇 땡땡거렸거나
백두산 기슭 거친 터무니처럼 읽히던 그 소리는
싸움을 잘하던 고구려로 들리고
겨레를 통일한 고려로 울리고
그 울림은 어느덧 코리아로 메아리치는데
머잖아 그 이름마저 얼어붙으면
발만 동동 굴릴 것이다
몸피 키우는 땅거미의 눈치를 살피며
달 타령 별 타령이나 하며
먼동이 트는 곳을 종종 바라보며
그럼에도 시간은 반드시 지나가는 법
소한을 짓밟은 대한이 지나치는
그날이 우뚝 서면
붉은 해 동동 뜰 것이다
보란 듯 새봄이 비칠 것이다
춘향을 품은 낌새로
새록새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