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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피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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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70회 작성일 20-09-01 15:03

본문

지는 해의 밀도를 재는 저녁이다

온 종일 허리 굽혀 무너진 햇살 더미에서 그늘을 캐는

방동사니들의 쇄골이 잠기도록 어둠을 받아 놓고

베어먹히듯 잠기는 해의 곡면을 따라 어둠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조금씩 커지는 귀뚜라미 소리에 죽여(竹茹)처럼 떨리는 고요,

어제가 너무 많이 섞인 오늘은 이가 들어가지 않고

내일이 너무 많이 섞인 오늘은 쉽게 녹이 슬었다

​역광을 뒤로 한 사진 속에

하늘을 향해 실뿌리를 한 타래 뻗는 네가 있다

굵은 빛으로 살을 찌운 순간이 약을 먹은 바퀴벌레처럼

종이에 잡혀 마비 되어 가고 있다

기다림을 찍으려고 역광을 안으면

열쇠구멍처럼 점점 선명해져 오는 검은 실루엣,



화장실 청소를 하다 뿌린 락스에 

어린 귀뚜라미의 스트라바디는 말총이 다 녹았는데

얄짤도 없이 서곡을 향해 치닫는 지휘봉이

발정난 대왕 귀뚜라미의 더듬이처럼

검게 그을린 맨살을 더듬어 온다



*죽여~ 대나무의 속 껍질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뚜라미가 벌써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락스를 다 바르고 난 후에
성인 귀뚜라미와 어린 귀뚜라미가 같이 있는데
어느 한 쪽이 죽어가리라곤 생각을 못했죠
그런데 맑은 물을 부어서 화장실을 헹구는데
어린 귀뚜라미가 풀어져 가고 있더군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곤충이나 바이러스나
산다는게 죄인 것 같습니다.
누구라도 죽여야, 아주 사소하다 못해
무의미한 생이 영위 됩니다. 상상력은
죄책감을 양산하는 것 같습니다.

grail217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채식을 해야해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데..
채식을 간절히 원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고기체질이더라구요..
안타깝습니다..
저는 물고기와 채식을 좋아합니다..
물고기가 참 불쌍하지만..
살기 위해 고기를 먹는다는 건..
참으로 죄악입니다..
식물은 죽을 때도 미약하기 때문에..
먹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죄의식을 생각하면..
결혼하면 부인에게 채식하자고 당부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소녀시대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메뚜기 구이를 맛있게 먹던 생각이  납니다
생각보다는 곤충들에게 단백질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네요
귀뚜리 바퀴등도 좋지만 지금은 사라진 메뚜기떼  룸싸롱에서나  볼수있는 정력제 그것으로 가고싶네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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