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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운명교향곡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949회 작성일 20-08-26 17:23

본문

섬의 운명교향곡 / 백록

 

 

포세이돈의 명령을 받든 그의 아들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가

태평양을 향하는 순간, 태풍으로 돌변한다는데(?)

그의 부릅뜬 눈에 띄는 건 오직

말들이 바람과 함께 날뛰던 섬일 것이다

그 까닭은 어쩜, 말의 이던

제 아비의 자취가 그리웠을 터

 

그 섬엔 자칭 테우리가 산다

그의 낌새가 소리로 비치는 날이면 왠지

귀먹은 소리를 눈감고 지휘하던

카라얀을 떠올린다는

청맹과니가 산다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들긴다"라는 문장은

바람의 이명이 품은 영혼의 울림이란다

베토벤의 심포니 5C단조

웅장한 가락 짜짜짜 짠의 건반은

풍풍풍 풍의 사위를 부추긴단다

 

1악장의 시련이며 고뇌와

2악장의 되찾은 평화와

3악장의 열정과

4악장의 환희로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멍 / 백록



헥토파스칼의 광질이 지나간 새벽의 흔적은 대체로 흐리다
태평양 기슭 한라산은 아직 안갯속인 듯
낮과 밤을 물어뜯으며 짖어대던
마구잡이의 소리는 지금
이명의 여운으로 똬리를 틀고 졸고 있다
눈깔도 멍 귀청도 멍
그야말로 갠 후의 멍때리기다

한때나마 인형이라 착각하던
비루먹은 강생이*
어쩌다 넋 잃은 개
코도 입도 시큰둥한지
마스크를 찾고 있다
정신머리를 수습하고 있다
낑낑거리며


--------------------------
* 제주 방언,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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