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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조대의 쪽빛 키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7회 작성일 20-08-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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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조대의 쪽빛 키스


설악 한계령이 선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하조대 무인등대의 바위제비는 늘 쪽빛 그리움이었지

북태평양으로 떠난 돌고래 떼의 자궁이 낳은
달빛 부스러기들의 세포분열이 해저마을
소용돌이에서 삼투압의 작용으로 급상승
기사문해변 주홍빛 노을에 닻을 내리자
스멀스멀 고개를 쳐드는 하얀 햇덩이의 정수리

일곱 선녀의 몽상조차도 갯바람에 문드러져
돌섬의 노송 날숨처럼 파도 거품에 내던져질 때
그리움은 만남의 시작
그리움은 아픔의 끝이라고
그대와 나의 인연은 해거름이 엮은 고독
그저 헤픈 눈물이 빚은 너털웃음일 뿐이라며

일곱 선녀의 허상은 이제 다시 부채 바위섬
수평선에 빗금 친 먼바다의 쪽배에 눕고
하조대 팔각정 모세혈관의 적혈구엔
일렁이는 모래 그림자 시곗바늘의 기억들

잿빛 아스팔트에 연초록 비 내리는 그날
우리의 심장에도 비는 내렸지
핑크빛 모텔의 보랏빛 창가에서
마천루 빌딩의 푸른 옥상에서
우리의 관계는 불륜이 맺은 나그네의 밀약
악마의 핏물이 옭아맨 붉은 구름이었지

사랑은 미완성이 남긴 시간의 발자국
완성된 현실의 사랑은 동반의 죽음
곧 완성된 사랑은 죽음이란 발자국이
남긴 무의미한 시간의 파편이라는데

그대와 나 이제는 테트로도톡신 병을 들고
물빛 하조대에 오롯이 섰다네
이승과 저승 사이 물음표에 마침표를 찍은
그대와 나 꼭 잡은 두 손의 언약이
천년의 바다 절벽에 수직 추락할  때
그대와 나의 울음은 천상의 재회
그저 허허로이 쪽배에 실려 간
슬픈 시놉시스의 필연
단 한 번의 키스로
단 하나의 몸짓으로
바스락바스락 숨을 멈춘 저기 저
은하별 무리의 쪽빛 우연일 뿐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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