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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제의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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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0-08-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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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제의 변주곡 / 하백

띠리띠리 띠리 디~
채소 트럭 후진 소리가 울리면
아파트 단지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의 마이크 연주가 시작된다
1000원 5000원 3000원 2000원 1000원~
그의 악보는 늘 신선하다
시금치 오이 호박 배추 상추를 악보 삼아 넘겨 가며
이어지는 연주에 사람들은 환호하며 점점 더 모여든다
2000원 1000원 1000원~ 쉼없이 달려가던 그의 연주는
트럭 조수석 창문이 열리며 검은 안경 쓴 여인의 미소와 함께 끝이난다
그녀의 존재에 대해 아는 이는 없지만
그의 트럭 애칭인 엘리제를 그녀로 인식하고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늙은 여인
뒤를 보지 못하는 낡은 트럭
그 둘 사이에서 연주를 완성한 그가 며칠 째 보이지 않는다
아쉽다
내 생에  지금까지 이런 신선한 연주를 본적이 없기에,
간절히 바라본다
그의 신선한 연주를 다시 들어볼 수 있기를,
그만의 전용 공연장인 일명 "엘리제의 채소가게" 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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