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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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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75회 작성일 20-08-14 23:18

본문

나는 가끔 섬으로 출조하여 낚시를 즐기다 오곤 했는데 나른한 휴일 오후, 날씨도 덥고 무엇보다 이런저런 채비 준비가 귀찮아 아이들을 데리고 집 근처 방파제로 생활 낚시를 하러 갔다. 한나절 내내 밑밥을 뿌리고 채비도 바다 상황에 맞게 바꿔보기도 하고 뒷줄도 줘가면서 대상어에 관심을 끌기 위해 애써봤지만 물 위에 떠 있는 찌는 부동이었다. 슬슬 지겹다는 생각이 스쳐 갈 무렵 심심풀이 손맛이나 볼 겸 고등어 카드 채비로 변경한 뒤 캐스팅하였다. 물 위로 찌가 퐁, 하고 미끄러지듯 잠길 틈도 없이 고등어가 미끼를 챈다. 이거 원, 반 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고무 두레박에 고등어가 한가득하다. 아이들도 지겨웠던지 아빠는 버리고 자기네들끼리 집으로 가겠다고 야단법석을 피운다. 나는 순간 모든 걸 다 잊고 방파제에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고무 두레박 속에 고등어는 모두 죽어 있었다. 물속에 담가 놓으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고 혼자서 우스꽝스러운 상상을 하고 있는데 아내는 비린내에 눈살을 찌푸리며 핼끔 눈을 흘기더니 고등어를 음식물 찌꺼기 수거통에 쏟아부었다. 아이들은 피곤했던지 엎어져 코를 골고 나는 그 옆에서 내가 방파제 너머 푸른 수면 아래로 잠겼다, 떠 올랐다 하는 꿈을 꾼다. 불 꺼진 방안으로 파도가 밀려오고 고등어 수천 마리가 지느러미를 하늘거리며 내일로 미끄러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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