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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痛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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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61회 작성일 20-08-18 00:07

본문

통증 痛症


 

 

창가에핀석류꽃

 

 

 

잘 정리된 음식 찌꺼기 수거대 앞에

어정거리는 세 마리

 

여윈 걸음에 정적 달라붙는

오후 세 시

 

누군가 갖다 놓은 한 접시 오찬

 

한 번씩 마주 보며

코를 박는데

 

한 마리, 물끄러미 본다

 

앙상해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절창이네요. 석류꽃님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투명한 언어가 강렬한 메세지와 잘 결합된 것 같습니다.

군더더기를 다 발라놓은 뼈만 남은 시는 수사를 잔뜩 붙인 시보다도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말씀을요, 점심 먹고 이제사 들여다봅니다.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짧은 시는 꽉 차는게 없어서
아무래도 허전한 것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언젠가 고양이 개체가 늘어난다고 약을 놓아야겠다는 말 곁에
섰다가 살아 있는 생명인데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순간 많이 줄어들더니 요즘 한번씩 보입니다. 풀 한포기도 생명의
몸짓을 하는 것 보면 아프기도 하죠.
좋은 하루 되십시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석류꽃 님의 시를 보면서 백석의 수라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짧고 명징한 이미지와 단단하고 투명한 언어가 닮은 것 같아요.
그리고 따스한 시선이 이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석류꽃님의 이 시처럼 짧은 시도 우주를 포함할 수 있지요.

통증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듭니다. 다른 고양이들이 먹는 것을 쭈뼛하고 바라만보는 고양이의 고통 그리고 그 고양이를 바라보는 화자의 고통 - 두 개 고통이 다르지 않음을 이 제목 통증이 함축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석류꽃님의 개성이 시에 잘 살아날 때 그 시는 절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는 제가 정말 감동하였습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코렐리시인님의 따듯한 마음과 깊은 심안이
그려내는 심상이라 저는 시보다 댓글이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 글에 등장하는 고양이 세마리는 모자간, 또는 모녀간으로 느껴졌답니다.
사람들이 모의한 그날 이후, 고양이 울음 소리가 현저히 줄어든 그 어느날 오후
두 마리의 새끼고양이가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야윈 어미 고양이를
그린 것입니다. 어미 고양이 역시 시인님이 말씀 하신 그런 통증을 느끼고 있었겠지요.
지금 깊은 모정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과 시인님의 따듯한 시선이 교차되는 그 지점에서
시인님과 저가 만나고 있군요. 이것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기도 하구요,
너무 고맙습니다. 늘 건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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