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쥬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포도쥬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148회 작성일 20-08-09 08:11

본문



사방이 암흑이었고, 등불 켜진 곳 주위만 조금 암흑이 내몰려져있었다. 여자가 온 것은, 도개교가 높이 올려지고 한참 뒤였다. 도개교도 보이지 않았고, 여자도 보이지 않았다. 글라디올러스 구근(球根)이 투명한 유리컵 물 속에 반쯤 잠겨있었다. 


나는 며칠 전부터 치통을 느꼈고, 글라디올러스 구근 곁에 덜 숙성된 치아 하나가 떠있었다. 검은 벽들을 따라 걸었다. 밤하늘을 갈라내는 예리한 가지들과 무성한 잎들이 꿈틀꿈틀 위로 기어올랐다. 혈관이 피부 위로 불뚝 솟았다. 떡갈나무 성채 안으로부터 밤 새 유리종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자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자기 혈관을 끊었다. 여자의 혈관은 금 간 투명한 유리 같다. 여자는 둥글게 뭉쳐져서 유리컵 물 속에 반쯤 잠겨있었다. 물에 부푼 거울의 껍질이 조금씩 벗겨질 때마다, 눈알 하나는 위로 떠오르고 다른 눈알 하나는 바닥으로 영원히 가라앉았다. 글라디올라스 구근은 반으로 잘려져서 상반신은 강 이쪽에 하반신은 강 저쪽에 버려져있었다. 


나는 포도쥬스가 담긴 투명한 글라스에 별빛도 투과하여보고 나뭇가지에 간드라지게 걸린 작은 호롱불빛도 투과하여본다. 글라스에 손을 대자 글라스 안쪽으로부터 도시 절반의 불빛이 한꺼번에 꺼졌다. 


   


 



   




    



 


댓글목록

빛날그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단아한 시 잘 읽습니다. 밤의 이미지를 따라가는 솜씨가 날렵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제의 문제와 제목이라는 시제의 문제만 조금
해결하셨으면 하는 바람 내려 놓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밤 되시길...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시간은 일부러 섞어놓은 거구요, 사건들도 섞여 있습니다.

프라하 카페에서 마셨던 포도쥬스와 밤 - 그런데, 포도쥬스를 따랐던 글라스에서 어린 시절 글라디올라스 구근을 키웠던 그 글라스를 떠올렸구요. 포도쥬스를 마시는 시점은 현재, 그런데 글라디올라스는 과거입니다. 그런데 나는 현재 치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치통이 과거의 글라디올라스를 그녀가 찾아온 오늘밤과 연결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밤 온 여자 - 그 여자로부터 나는 언젠가 보았던 강물에 떠밀려왔던 익사체를 연상합니다. 그 익사체가 부풀어 물에 떠있던 것으로부터 글라디올라스를 연상하구요. 여자 -> 글라디올라스 -> 글라디올라스를 담은 글라스 -> 글라스에 담긴 포도쥬스 -> 쾌락으로 연결됩니다. 이 시에서는 시제나 시점같은 것이 의미가 없는 세계를 의도하였습니다.

원래 이런 변화하는 시간과 시점, 상징들 속에서 영원한 것에 해당하는 환상을 끄집어내고 싶었는데, 제 역량이 아직 거기 닿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만이, 마르셀 프루스트 냄새가 너무 나서요. 마르셀 프루스트도 이미 낡았고.

그리고 시가 너무 안정적인 것도 싫구요. 처음 이런 시를 쓸 때만 해도 곳곳이 덜컥거리고 불안정적이고 비례가 맞지 않고 하는
거친 힘이 있었는데요.

제목을 포도쥬스로 바꾼다고 했던 것이, 깜빡했네요. 밤이라는 제목은 그냥 임시로 붙여두었는데 깜빡했습니다.

빛날그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도주를 마시는 밤,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인에게 포도쥬스는 좀 해롭지 않나요?
밤에는 은근한 포도주 한 잔 하면 딱인데요.
그걸 우리말로는 십문칠, 이라고 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그때 포도쥬스를 마셔서요. 저는 경험한 것만 쓰기 때문에, 상상해서는 잘 못씁니다. 원래는 익사체이자 글라디올라스였던 여자와 포도쥬스를 마시는 것으로 끝맺음하려 했는데, 그때 포도쥬스를 함께 마신 사람이 남자여서요, 상상으로는 도저히 못쓰겠더군요. 그래서, 여자는 빼고 나만 포도쥬스를 마시는 것으로 했습니다. 

포도쥬스는 이 모든 것들이 궁극적으로 연결되는 쾌락을 상징해서 그것을 제목으로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빛날그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쬬 위에서 말씀드린 바 있는데...자신의 시를 설명하는 순간,
그 시는 생명이 끝! 단호하게 말하는 것 보이시지요?
설명하지 마십시오. 그럼 이만~
암튼, 열정에 다시 박수 세 번 "짝" "짝" "짝"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군요. 하지만 제 시에 대해 오해하는 분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해서 한번 설명해보았습니다. 그냥 내용 없이 꾸며쓴다고 오해하는 분도 있고 해서요.

박수 감사합니다.

Total 40,988건 297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026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9 08-12
20267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3 08-12
2026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6 08-12
2026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9 08-12
20264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5 08-12
20263 최준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2 08-12
20262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5 08-12
2026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4 08-12
2026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0 08-12
20259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0 08-12
20258
그해 여름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1 08-12
2025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8-11
2025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0 08-11
20255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08-11
20254
실성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7 08-11
20253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5 08-11
20252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4 08-11
2025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9 08-11
2025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2 08-11
20249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8-11
20248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08-11
20247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08-11
2024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08-11
20245
사슴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08-11
2024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8 08-10
20243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0 08-10
20242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6 08-10
20241
어떤 아쉬움 댓글+ 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3 08-10
20240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08-10
20239
무명시인 댓글+ 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7 08-10
20238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8-10
2023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08-10
20236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8-10
2023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5 08-10
20234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7 08-10
20233
매미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8-10
20232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08-10
2023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3 08-09
20230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08-09
2022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6 08-09
20228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1 08-09
20227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08-09
20226
수마水魔 댓글+ 1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6 08-09
2022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8 08-09
20224
무태장어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4 08-09
열람중
포도쥬스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9 08-09
20222
댓글+ 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08-09
20221
아포카토 댓글+ 5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1 08-09
2022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 08-09
2021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8-08
20218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 08-08
20217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1 08-08
2021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0 08-08
2021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1 08-08
20214 그러려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5 08-08
20213
꽃의 성명학 댓글+ 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6 08-08
2021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8-08
20211 맥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8-08
20210
폭우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8-08
2020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1 08-08
20208
고백(告白) 댓글+ 4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5 08-08
2020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3 08-08
20206
비너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4 08-08
20205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9 08-07
2020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3 08-07
20203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5 08-07
2020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 08-07
20201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0 08-07
20200
아저씨 미소 댓글+ 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4 08-07
20199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7 08-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