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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의 지나친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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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3회 작성일 20-08-0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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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의 지나친 이중성


석촌 정금용





어떻게 그렇게 환이 보이는 동그랗게 다듬어진 빗방울 속에 마성이 숨어있었는지

처음엔 느닷없이 메마른 땅바닥에 풀썩 던져 깨뜨려, 먼지 낀 들창문에 사정없이 부딪혀 

 

타는 듯 붉은 맨드라미가 놀라 움츠리는 장독대를 기웃거리다가 아무에게나 덤벼 물고 늘어져   

거역 못할 완강한 손끝, 찰나에 저지름으로 

사다리도 없이 허공을 빠져내려와 꺾일 줄 모르는 등등한 산짐승의 기세로 

바라는 누군가의 일상과 일생을 허망하게 무너뜨린, 막상 잡히면 뼈마디 하나 없이 흐물흐물 손마디 밖으로 빠져나가 

할퀴는 발톱과 구름을 벗어나 곤두 자란 몸통과 내려선 땅바닥을 훑어

아무거나 핥는 거대한 입과 사나운 혀끝은 보이지 않고


수직을 버리고 수평을 바라는 발길 서둘러 강둑 넘어 바다로 넘쳐 기어가는


수시로 바뀌는 걷잡을 수 없는 질척임 때문에 만날까 봐 우선 피하고 싶은,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춰

늘어진 전깃줄에 매달려 살려달라는 듯 어쩔 줄 모르는 

접힌 우산살에 갇혀 꼼짝 못 하는  


초록 생명의 뿌리에 붙은 속살까지 핥아내는 

무슨 큰 잘못이나 한 것 같이 젖은 채찍으로 삶에 터를 후리는 무리한 것들 

반겼던 자취와 소리와 사뭇 다른, 아직도 그치지 않는 지나친 이중성이 한동안 진물로 흘러내릴

빗살로 날선 창을 던져 기억 속에 무수히 박혀

마지막엔 깊게 팬 흉터로 지워지지 않을, 삶의 질서를 망가뜨린 괴물에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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