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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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 백록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어제의 먹구름 같은 생각들이 산산이 부서지며 내립니다
그칠 새 없이 줄줄이 내립니다
마치, 하늘과 바다와 땅의 경계를 싹 지워버리려는
심술의 사위입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그립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땅의 경계를 확연히 가르는
칼바람이 그립습니다
서늘해진 그날이 오면
하늘은 더 높아지고
바다는 더 넓어지고
땅은 환해질 것입니다
나의 심장으로 하늬바람 부는 날이면
새별오름 억새가 되어
하얀 물결로 출렁이겠습니다
꽃가루로 훨훨 날겠습니다
그날이 오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앞집 아기와 나 / 백록
이사 온 앞집 아기와 처음 마주치던 날
자칭 할배인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아기 몇 짤?”
엄마가 뭐라고 했다
“제 잘!”
그 다음 내가 꺼낸 말은 고작
‘방가 방가’
그날 이후 난
그 아기를 만나고 싶어
문 앞을 기웃거리기 일쑤다
다음에 만나면 뭐라고 말할까
고민하며
아기도 날 만나고 싶을까
궁금해하며
다음엔 마스크 벗은 아기 표정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중얼거리며
그나저나 지금의 난
몇 살쯤일까
뇌까리며
그날 이후 난
늘그막에 희한한 관음증이 생겼다
엘리베이터 소리를 따라
볼록렌즈로 반응하는




